요 근래 들어 지방에 출장 갈 일이 많아졌다. 그 덕에 외박하기 싫어도 별 수 없이 외박을 하게 되어 지방의 호텔에 묵곤 했었다. 그런데 뭐랄까, 운이 없으면, 아니 운이 문제가 아니라 호텔이라는 명패를 단 이상 정말 이래도 될까? 싶을 정도인 곳에 2번 묵은 적이 있었다.
한 번은 대구의 어느 호텔에 묵은 적이 있었다. 왠지 로비에서부터 삭막한 분위기, 사람 소리라고는 나와 일행 두 명과 로비를 지키는 직원외에는 안 들리는 분위기였다. 객실층에 올라가서는 불이 꺼져있는 복도에 식겁했었는데, 아니나다를까, 아직 1월이었음에도 난방이 안되어서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고 그 온기로 이불로 들어갔었다.
어제는 부산에 갔었는데, 다음날 부산역에서 출발할 일이 있어, 부산역근처에서 묵으면 좋겠다 싶어, 정말 바로 옆에 있는 관광 호텔에 묵었었다. 그리고 그 곳에서 정말 난 호텔의 끝을 보고야 말았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담배 냄새가 퀘퀘하게 찌들어 있는 객실, 바닥에 깔려있는 카펫트는 언제 청소를 했는 지 모를 정도로 때에 찌들어 있었다. 그 중 가장 쇼킹한 건, 화장실에서 온수가 안나온다는 거. 결국에는 찬 물로 샤워를 했고, 아침에는 한 10분정도 물을 빼서 미지근한 물이 나오길래 그걸로 샤워를 하고 나왔다.
이 얘기를 들은 사람들의 반응은, 환불받고 나오지 그랬냐, 프론트에 연락은 했냐, 였다.
내가 클레임을 제기하지 않았던 것은 나의 불찰이다. 솔직히 귀찮았다. 밤 10시에 어디가 어딘지도 모를 부산역 앞에서 숙소를 잡기 위해 헤매는 게 너무 싫었다.
아침에 나오면서 나를 더 황당하게 했던 건, 입구에 떡하니 무궁화 3개(2개였던가?)가 박혀있는 동판이 있었다는 것이다.
외국인을 포함해서, 외부인이 그 지방에 갔을 때 호텔에 관해서 믿을 수 있는 건, 솔직히 별 혹은 무궁화 몇 개 짜리인가이다. 그런데 정말 호텔이라고 부르기 창피할 정도의 시설을 가지고 호텔이라고 영업을 한다는 건, 사기라고 본다. 차라리 그 돈이면 시설 좋은 러브 모텔에 가서 자는 게 훨씬 나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발 우리 기본은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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