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유는, 이미 얻어낼 것을 다 얻어냈기 때문에 재협상해서 잃어봐야 좋을 게 없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어디에도 팔 수 없는 상품을 팔 수 있게 되었으니 얼마나 좋으랴.
허나, 한가지 간과해서는 안될 것은, 그네들은 굳이 한국에 30개월 이상을 안 팔아도 좋다는 가정하에 협상에 임했다,는 몇몇 언론의 보도이다. 즉, 재협상을 해서 20개월 이하의 SRM 부위를 완전제거한 소고기를 팔아도 크게 손해볼 것이 없다는 것이다.
그럼 미국 정부가 들고나서서 안된다고 하는 이유라고 생각되는 것은, 선례를 만들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이번과 같은 국가(정확히는 정부 간의)간의 통상협의는 일반적으로 그린룸이라고 불리워지는, 통상 대표들이 서로 만나서 협의를 하게 된다. 문제는 일반 국민들은 그 사실에 대해서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 대개의 경우 협의가 이루어진 후에 고시를 통해 일반에 공개되고, 그냥 집행되게 된다. 따라서 이번과 같이 국민들이 고시 이전에 그 사실을 알게되서 극구 반대하는 케이스는 전세계적으로 드물지 않을까 싶다. 즉, 대부분의 양자간의 협상에서 미국이 이기는 건 거의 당연시 되어있다고 볼 수 있다. 힘쎈 놈이 장땡이라고나 할까?
그런데 이번의 협상은 대한민국의 국민들이 고시 이전에 알게되어서 생난리가 나게 되었다. 그리고 자신의 정부에 상대국과의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다. 만일 이번에 미국 정부가 한국 정부의 재협상에 응하게 되면, 상대편 국가의 국민의 요구에 못이겨 재협상을 해야만 하는 선례, 즉 다음부터는 미국이 강대국이던 아니던간에, 상대편 국가가 약소국이건 아니건 간에, 국민이 들고 나면 무슨 협상이던지간에 재협상을 해야할 수 밖에 없는 선례가 되는 것이다.
허나 어떤 의미로 보면, 전세계적으로 아주 좋은 선례, 즉, 강대국이라고 자기네 멋대로 협상을 할 수는 없다는 예가 될 수도 있다. 물론 반대로 아주 많은 강대국들이 한국과의 협상을 안할 수도 있다. 그러나 누구 말마따나 '세계는 넓고 할일은 많다'고 하지 않았던가? 장사하면서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육두문자오가면서 싸움박질 해도, 돈되는 일이면 일단 손잡고 본다.
힘내라 대한국민이여, 대한의 주인들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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