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9/23

교통사고와 질서와 무질서

출근길에 보이는 '어제의 교통사고 현황판'을 보면 언제나, 사망은 1명, 부상은 몇 백명, 이런 식으로 표시되어 있다. 매일 사망 1명이라는 게 이상하긴 하지만, 교통사고가 많은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왜 교통사고가 나는 걸까? 간단하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이 교통법규를 안 지켰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왠지 설명이 부족하다. 교통법규를 안 지켰다는 것은 표면에 드러난 것, 즉, 어떤 원인이 결과물로 나온 것으로 봐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사고를 낸 사람이 계속 교통법규를 위반한 것이 아니라, 어떤 특정한 상황하에서 교통법규를 위반했기 때문이다.

즉, 교통법규를 위반한 것은 혼돈 상황하에 있어서 위반한 것이 아니라, 특정한 질서 혹은 규칙 하에서 교통법규를 위반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떤 운전자가 특정한 순간에 혼돈 상황으로 빠졌다고 했을 때, 그 운전자는 몇 분 내로 사고를 일으키게 되어 있다. 왜냐하면, 도로라는 것은 엄격한 질서 하에서 움직이기 때문에 일순간의 혼돈 상황도 용납하지 않는다. 무슨 소리인가 하면, 혼돈 상황이라고 하는 것은 자동차 조작을 매순간 무질서하게 한다는 뜻이고, 아무리 넓은 도로라고 할 지라도 왕복 10차선 정도, 보통은 왕복 4차선 정도인데, 그 정도 넒이에서 무질서하게 움직인다는 것은 순간적으로 사고를 불러일으키고 그 움직임을 멈추고 말 것이다. 즉, 도로의 여건상 브라운 운동은 존재하기 힘들다.

이러한 (상당히) 극단적인 가정하에서, 대부분의 사고는 어떤 특정한 질서하에서 일어난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 어떤 특정한 질서라는 것은, 대부분의 운전자가 인지하고 있는 질서와는 다른 자신만의 질서를 의미한다. 편도4차선도로에서 4차선에서 좌회전을 한다던지, 아니면, 차선을 무시하고 달린다던지, 무리한 끼여들기를 한다던지 하는 것이다.

뭐 나만의 이론이기는 하지만, 만일 사고를 줄이기 위해서 정부가 노력을 한다면, 벌점을 주는 것보다는, 사고 운전자에게 대부분의 운전자가 인지하고 있는 단순한 질서를 따르게 하는 것이 추가의 사고를 내지 않는 방법이 아닐까 싶다.

댓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