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청문회 보면 가관이다. 말 그대로 '법 지킨 놈이 바보'인 상황이 아닌가? 엄연히 법이 있고, 그 법을 위반했음에도 '죄송하다.' 한 마디로 무마시킨다.
이 상황을 옹호하는 자들의 논리는 이렇다. 설사 불법적인 행위를 했어도, 그 자리가 보통 자리인가? 능력이 무조건 필요한데 그들에게는 그런 능력이 있다. 따라서 일부 불법적인 행위는 그냥 넘어가자.
내 능력 밖의 일이지만, 이런 어디에 써먹지도 못할 논리를 쪼개보겠다. (툭하면 글로벌 글로벌 떠들던 것들은 이런 일에는 입다물고 있다. 두더지 게임인가? 돈 넣어야 나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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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주민등록법이라는 측면에서 보자. 법을 위반하는 데는 크게 두가지가 있을 수 있을 것이다.
1. 모르고
2. 알고
살인을 하면 안된다는 것과 남의 물건을 훔쳐서는 안된다는 법은 도덕성과 연계가 되고, 정말 초등학교만 나와도 일단은 알게되는 것이니 그렇다고 치더라도, 주민등록법은 정말 모를고 그럴 수도 있다. 단, 산간벽지에 살고 정규교육은 전혀 받아 본 적도 없는 까막눈의 경우에.
하지만, 사회지도층이라고 평을 들을 정도 되면 기본적인 사회의 룰이라던지 교양 정도는 알고 있을 것이라고 기대된다. 그럼 주민등록법을 위반했다는 건, 알고 그랬다는 얘기가 된다. 몰랐다? 그럼 그 자체로 자격 상실이다. 섭섭한 건 TV에서 보는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그 부처의 차관이나 그 밑에서 일하는 사람은 자기 윗사람이 기본적인 사회의 룰도 모른다는 걸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즉, 그들은 알고 그 법을 위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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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을 옹호하기 위한 다른 변명은, 그 당시 누구나 다 그랬다, 라는 거다.
하지만, 누구나 다 그랬다는 것을 증명하기 전에 이런 주장은 헛소리일 뿐이다. 법은 누구에게나 공평히 적용되어야 한다. 만일 전국민 중에 1명이라도 그 법을 지켰으면, 그 법을 지킨 사람은 그로 인해 야기된 개인의 손실을 정부로부터 요구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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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지켜지지도 않는 법이니 그냥 없애자, 란 얘기도 있다. 그런 얘기들으니까 금주법이 생각난다. 물론 전혀 다른 상황이기는 하지만, 그냥 난데없이 떠올랐을 뿐이다.
이제까지의 법 중에 가장 쓸데없고 문제만 야기했던 대표적인 법이다. 금주법 때문에 인간으로서 향유할 수 있는 음주라는 행위를 금지당했고, 그로인해 대부분의 사람들을 범법자로 만들었으며, 게다가 미국 갱들에게 자금을 제공하게 되어 마피아가 성행하게 된 부작용까지 만든 대표적인 바보같은 법이다.
주민등록법을 위반한 사람들 대부분은 의도적으로 재산증식, 내지는 자식 교육을 위해서 위법한 행위를 했다. 혹자는 자식 교육은 부모된 도리로 어쩌고 저쩌고 하는데, 현대 사회에서 고등교육 = 자산, 이라는 등식이 성립하는 한, 교육을 위한 것도 재산증식과 같은 범주내에서 다뤄져야 할 것이다.
즉, 주민등록법을 위반한 사람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위법한 행위를 했을 것이며, 반대로 주민등록법을 위반하지 않은 사람들은 위반한 사람에 의해 정당한 이익을 얻지 못함, 즉 손실을 입었을 것이다. 예를 들어 금주법이 시행됐을 때 몰래 술 마신 사람은 법 위반하는 게 무서워 술을 못 마신 사람들에 비해 인생을 즐기지 않았겠는가? 물론 좀 비싸긴 했겠지만. 마찬가지 논리로 주민등록법을 위반한 사람들은 위반하지 않은 사람들의 이익을 불법으로 탈취했다는 것이다.
남이야 어떻게 되던 말던 자기만, 그것도 불법적인 행위를 통해 이익보면 된다는 건 예능 프로그램에서만 봐도 충분하다. 그러고도 뻔뻔하게 '죄송하다'고 그냥 넘어가려는 행위...대단한 철판이든 아니면 아무 철학이 없던 둘 중에 하나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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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 문제를 보자. 그 사람이 그 자리에 적합한 능력의 소유자라는 건, 그 사람이 그 자리에 내려올 때 평가가 가능하다. 즉, 적합한 능력을 가졌을 것이라고 예상할 뿐이지 적합한 능력이 있는지 어떤지는 잘 모른다. 만일 그걸 알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자판깔라고 권하고 싶다.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날 지 어떻게 아는 지 용할 뿐이다.
우리가 그 사람이 그 자리에 적합한 능력을 가졌다는 말에 혹하는 건, 승리의 역사를 기억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적합한 능력을 가졌다고 여겨져서 발탁됐음에도 삽질만 하다 잘린 사람들은 잘 기억하지 않는다. 가장 가깝고 알기 쉬운 예를 들자. 삼성르노자동차, 회장님께서 너무 갖고 싶어서 억지로 억지로 공장만들고 판매까지는 했는데, 역부족, 결국에 르노에 넘어갔다. 르노에게서 삼성 이름 쓰는 대가로 개런티 받는 게 업적이라면 업적이겠다. 하지만 이런 예는 잘 기억하지 않는다. 당사자로서는 쪽 팔린 일이고, 다른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업적을 통해 자신도 그 사람과 같이 되고 싶어하지 다른 사람의 실패를 통해 무언가를 배우고 싶어하지는 않는다.
즉, 그 자리에 그 사람이 적임자,라는 건 나중에 두고 볼 문제이지 임명도 되지 않은 사람을 옹호하기 위해 쓰일 주장은 아니라는 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임자,라는 단어를 쓰는 데 거리낌이 없다는 건, 앞뒤 인과관계에 관해서 충실히 생각해보지 않았던가, 아니면, 그 자리에 누가 앉던 큰 변화는 없을 것이다,라는 말하고 같은 거다. 예를 들어보자, 문화관광부 장관에 연예계에 몸담고 있는 사람을 쓰는 건 언제부터 시작됐는가? 현재의 장관과 그 이전의 장관이 그 부처에서 실무를 했었나? 아니다 단지 연관된 일부의 업계에 종사했을 뿐이다. 그래서 그런지 영화계에 몸담았던 장관 때는 영화가 잘 나가고, 연극에 몸담았던 장관 때에는 각종 연극, 뮤지컬 등이 성행이다. 그런데 그 부처에서 하는 일은 영화랑 연극밖에 없나?
즉, 그 자리에 누가 앉던 대세는 바뀌지 않는다. 무게 중심이 이쪽이냐 저쪽이냐 정도의 영향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물론 그것도 무지 크다. 허나 독재가 아닌 이상에야 한쪽으로 팍 쏠리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다.
결론을 얘기하면, 그 자리에 일정 정도의 양식만 가지고 있으면 누가 앉던 큰 문제없다는 거다. 헛똑똑이가 조직을 망친다고 했던가? 오히려 어설프게 한 쪽으로만 치우쳐있으면 그게 더 큰 문제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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