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3/11

하얀 거탑 보기

오늘 하얀 거탑의 마지막 회가 방송된다.

예전에 일본에 있을 때, 마침 그 때 후지TV에서 하얀거탑을 방영하고 있었다. 다만 그 때에는 내 일본어 실력이 미천하여,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들었고, 그리고 일본의 드라마 방영 형식에 대한 이해가 없어서(일주일에 1번이다. 그러니까 20회 방송이면, 20주 동안 보는 거다. 한국 사람 기다리다 미치지..) 못 봤었다.

그러다 다시 하얀거탑을 한국에서 제작해서 방송하자, 처음에는 '어디 얼마나 잘 만들었나 볼까?'라는 심정으로 드라마를 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어우, 이건 정말 내가 기다리던 드라마가 아닌가!! 솔직히 요즘 나오는 드라마는 정말 눈뜨고는 보기 힘든 드라마가 너무 많다. 불륜, 패륜은 둘째 치고, 앞뒤 전후 인과관계 총망라해서 무시(개인적인 의견이므로 '어느 드라마가 그렇디?'라는 까칠한 반응은 삼가 거절함) 그런데 하얀 거탑은 살내음이 나는 드라마다. 남성적이고, 파괴적이며 건설적이다.

어제 장준혁 과장의 수술신이 그 하이라이트였다. 장과장의 수술을 지켜보는, 그 동안 장과장과 같은 편이 되어 싸우기도 했고, 적이 되기도 한 남자들의 그 표정. 정말 눈물이 나는 걸 억지로 참아야 했다. 그 표정들은 무얼까, 자신의 거대한 파트너가 허무하게 쓰러져가는 걸 지켜보는 느낌, 자신의 절친한 친구가 쓰러져가는 느낌이 그럴 것이다.

일본에 있을 때 일본 드라마를 보면서 느낀 점은, '참 쟤네들은 드라마를 만들 때도 계획적으로 체계적으로 만드는 구나.'하는 거다. 그리고, 한 번 시작한 드라마는 절대 중간에 자르는 법이 없다. 아무리 시청률이 안 나오더라도 끝까지 밀고 나간다. 중간에 이야기가 바뀐다던지, 아니면 연장 촬영된다던지 하는 법이 없다. 물론 제작시에 모든 것을 사전에 준비를 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겠지만.

촬영 현장에서 나오는 대본, 시청률이 안 좋으면 바로 잘라버리고, 시청률 나오면 바로 연장방송 들어가는 방송국, 사전 콘티는 있기는 한가?? 그래서 그 밥에 그 나물인 드라마가 나오는 건가?

좀 뭔가 착착 들어맞는 드라마를 보고 싶다.

댓글 1개:

Wise View :

안녕하세요.. 저도 어제 하얀거탑보고 눈물이 나왔습니다. 님말씀처럼 친구며 파트너며 적이었던 장준혁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는 남자들의 모습이 참 마음을 묘하게 만들더군요..
일본 방송분들도 블로그에 많이 올라와있던데 한번 봐야할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