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1/12

2007년 대선과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우리나라의 중차대한 대통령 선거와 한낱 게임에 불과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비교한다는 것이 어쩌면 선거에 대한 모독일 수 있겠으나, 왠지 현재 형국이 그 게임의 세계관과 비슷한 게 있어서 한 번 비교해본다.

우선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모르시는 분을 위해 잠깐 소개하자면, 스타크래프트를 제작한 회사인 블리자드에서 만든 게임으로, 처음 나왔을 때가 약 10년전 쯤(11년? 12년)이고, 현재 워크래프트3가 제작되었으며(4편인가?? 약간 헷갈림), 워크래프트의 세계관을 이용해 만든 인터넷 RPG(roll playing game)인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가 있다. 나오는 세계는 물론 가상의 세계이고, 등장인물 또한 가상의 인물이다. 물론 모태는 북유럽 신화 등이다. 여느 환타지처럼 인간, 오크, 엘프, 난장이족, 드워프 등이 나온다.

워크래프트의 세계관에서 재미있는 부분은 두개의 세력이 등장해서 맨날 치고박고 싸운다는 것. 일단 제일 처음 만들어진 '워크래프트'가 인간대 컴퓨터와의 싸움이었기 때문에 다른 방식은 그다지 생각하기 힘들었을 것이다.(그 당시에는 인터넷이라는 건 일반인들이 사용할 수 없는 것이었기 때문에, 현재는 당연시 되는 맨투맨 싸움이 불가능했다) 또한 마치 환타지 소설을 읽듯이 게임을 할 수 있었던 것이 또하나의 재미였다. 이번 미션을 성공해야 다음 이야기를 읽을 수 있었기 때문에 게임을 하는 사람들은 다음 페이지를 읽기 위해 워크래프트를 열심히 하곤 했었다.

티끌모아 태산이라고 했던가? 10년 정도 지나면서 게임이 3개, 확장팩까지 하면 4개, 거기에 RPG까지 5개의 게임이 나오고, 초반부터 지속된 스토리 중심의 게임 세계는 점차 커져서 이제는 정말 하나의 환타지 소설처럼 되었다. 그 중에서 가장 흥미로운건 두 개의 세력, 얼라이언스와 호드의 공방전, 얼라이언스는 막강한 군사력, 재력 등을 가지고 있고, 그에 반해 호드는 언제나 얼라이언스에 비해 군사력, 재력등에서 열등하다. 그래도 호드가 얼라이언스에 밀리지 않고 꿋꿋히 버티고 있는 건 결속력이다. 비록 생김새로 다르고 언어도 조금씩 다르지만, 얼라이언스에 밀리면 밀릴 수록 호드의 결속력은 더욱 강해진다. 반대로 얼라이언스의 결속력은 약간 느슨하고, 때로는 내분으로 언제나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현실과 게임의 세계를 단순비교하는 게 말도 안되는 거겠지만, 재미삼아 서로 비교하자면, 막강한 힘을 갖고 있는 한나라당을 얼라이언스에, 맨날 얻어터지지만 그럴 수록 더욱 결속하는 호드를 신당 등에 비교할 수 있겠다. 얼라이언스는 허구헌날 내분으로 바쁘고, 호드는 서로 결속하려고 하고..... ^^

여담 1. 얼라이언스의 인간족의 도시에 가면 맨 안 쪽에 인간족의 왕이 있다. 근데 난 그 왕이 어쩌다 왕이 됐는지 모르겠다. 어쩌다 왕이 된거지??

여담2. 현재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는 미국과 한국 등에서 서버를 각기 운영하고 있는데, 재미있는 건 미국쪽에는 호드쪽에 선 플레이어가 많고, 한국에서는 얼라이언스 쪽 플레이어가 많단다.

댓글 2개:

익명 :

요즘은 한국에서도 호드 플레이어가 많습니다. 특히 전쟁섭에서는 호드 플레이어가 계속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처음엔 얼라이언스외모가 인간과 비슷하다보니 얼라이언스가 많았으나..
호드가 pvp에서 종족특성이 좋고(강하고) 블러드엘프라는 준수한 외모를 가진 종족을 호드에 추가함으로써 호드 플레이어가 증가했습니다.

그리고 이번 대선에서 내분으로 자멸한쪽은 한나라당이아니라 범여권으로 대변되는 자칭진보진영이 아닌지??

오히려 한나라당은 분당일촉즉발까지가는 경선에서 진 박근혜가 깨끗하게 승복함으로써 겉보기에는 내분없이 대선에 임했고..

범여권은 끝까지 후보단일화도 실패하고, 통합신당쪽에서도 친노진영과 반노진영이 끝까지 대립하면서 통합신당이 자멸의 길로 들어선것은 아닌지.....

정동영이 노무현정권을 계승하고 후보단일화를 성공했다면....결과가어땠을까요??

그리고 대선에서 힘을가진쪽은 권력을가진 여당이지 야당이 아니라는 것....

통합신당은 정치지형에있어 대통령이 속해있는 당일뿐만아니라 국회에서도 다수당의 위치에있는 정치적으로 막강한 권한을 가진 당인데도 내부 노선간의 갈등으로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자멸한 얼라이언스와 더 가깝다고 생각되네요....

Unknown :

이 먼 곳까지 들어오셔서 글을 남기시다니, 일단 감개무량 TT
결과적으로는 말씀하신 것처럼 됐네요. 내심으로는 범여권이 호드처럼 (느슨하게라도) 통합되기를 바랬는데, 결국은 통합은 물건너가더군요.

솔직히 아쉬운 건, 네거티브 전략도 나름 괜찮았지만, 범여권 나름의 정책이 눈에 띄지 않았다는 것(너무 현실적이어서 그런 측면이 있기는 했지만 ^^ 우리나라 대통령 선거에는 좀 뻥튀기를 해줘야 사람들이 혹하기 때문에.. ^^), 그리고 BBK를 붙잡고 늘어지기 보다는 우리나라에 있어서 운하의 타당성, 양극화 문제의 해결 방안 등이 구체적으로 나왔으면 했는데요.

뭐, 어쨌거나, 운하 파기 시작하면 이민이나 알아볼까 합니다. 뉴질랜드 쪽이 괜찮다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