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0/13

백 패킹과 캠핑

(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보시고 참고하라는 것이 아닌, 저 스스로 정리해보고 나중에 '저'한테 도움이 되고자 쓰는 것으로, 혹시 잘못된 내용이나 모자란 부분이 있으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 글을 보시고 그대로 따라하시다가 손실 혹은 손해를 보시더라도 그 선택의 책임은 따라하신 분에게 있지 저한테는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

 요즘 암벽타는 재미에 산에 갈 날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등산화신고 배낭에 먹을 거 조금싸고 당일로 북한산 갔다오는 것도 재미있지만, 암벽을 타니 그건 또 다른 세상이더군요. 트레킹은 트레킹대로, 암벽은 암벽대로 재미있습니다.

 다니던 암장에서 암벽반 수강을 하며 총 5주 강의를 받았는데, 1,2,3주 차 때에는 기초적인 슬랩 등반, 크랙 등반, 페이스 등반 & 멀티 피치 (2피치) 연습을 했고, 4주차때에는 노적봉, 5주차에는 설악산으로 2박3일 암벽등반을 했더랬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산도 많고 강도 많아, 당일치기 암벽 등반도 가능하죠. 북한산 인수봉에는 매주 주말에는 사람들로 바글대구요. 근데 설악산 암벽을 2박 3일로 가니 그건 또 색다른 재미를 주더군요. 야영을 하고나서 아침을 먹고, 어프로치하는데 2,30분 정도 밖에 안드니 시간도 아끼고, 체력도 아끼고, 거기에 야영의 재미까지 말이죠.

 설악산 야영을 해야되는데, 야영 장비는 없고, 사자니 뭘 사야할 지도 모르겠고해서 캠핑을 자주 다니는 친구한테서 텐트와 침낭, 매트리스, 코펠을 빌렸더랬습니다. 각자 준비하라길래 나름 민폐 안끼친다고 빌렸더랬죠. 그런데 가보니 캠핑을 위한 장비와 등반을 위한 야영을 위한 장비는 전혀 다르더군요. 물론 이번에는 야영장이 있어서 자동차에서 바로 짐을 내릴 수 있었지만, 차 안에 짐만 싣는 것도 아니고 사람도 타야하니 빌려온 텐트는 아예 두고 떠났습니다. 게다가 다들 코펠을 들고오니 코펠에 냄비가 여러개 든 제가 빌린 코펠은 필요도 없더군요. 그래서 빌린 장비 중에 쓴건, 침낭과 매트리스뿐이었습니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야영을 끝내고 돌아오니 장비에 관한 관심이 생기더군요. 가기 전엔 뭐가 뭔지도 몰랐는데, 한번보니 대강이라도 어떤 장비를 어떤 때 사용해야하는 지 감이 오더군요. 그래봐야 야영 한번에 암벽 5번 탄 생초보이지만 그러려니 하시기 바랍니다. ^^;;

 백 패킹에 가장 기본적인건, '손이 자유로워야 하고, 때문에 배낭에 다 실려야한다' 인것 같습니다. 저는 상담을 거쳐서 70L 짜리 배낭을 구입했는데, 거기에 텐트, 침낭, 매트리스, 코펠, 암벽 장비 ( + 암벽탈 때 쓸 배낭 ), 먹을 것 + 기타등등이 실려야하는 겁니다. ( 전 옷만 가득 담았습니다. 완전 낭비였죠. TT )

 그런데 캠핑을 위한 장비는 굳이 배낭에 들어갈 필요가 없죠. 야영장에 차로 도착해서 멀어야 몇십미터 가서 짐 풀면 되니까요. 편안한 캠핑을 위해선 텐트도 넉넉히 커야할 것이고, 여럿이서 캠핑 가는 게 아닌 한 가족 단위로 가면 코펠도 4,5개의 냄비가 필요할 겁니다. 그런데 암벽 등반은 기본적으로 최소 2명에 4,5명까지도 늘어나니 각자 냄비 1개씩만 들고와도 밥짓고 국끓이는 데 전혀 문제가 없죠. 그래서 각 장비 별로 차이점과 나름대로 알아본 것들을 정리해보겠습니다.


  • 텐트
    • 캠핑용
      • 한 가족이 다 들어갈 정도로 넉넉한 공간이 되어야하고, 4인용이나 5인용 정도되면 배낭안에 안 들어갈 겁니다. 즉, 등반을 위한 야영용으로는 사용 못합니다.
      • 어차피 배낭 안에 안 들어갈거면 방 하나짜리 보다는 거실이 있는 투룸이 나을 것 같습니다.
    • 등반용
      • 극단적으로는 '나만' 들어가도 됩니다.
      • 게다가 무게도 관건이기 때문에 더블월 (텐트의 천이 2개) 보다 싱글월 (텐트의 천이 1개) 을 선호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다만 응결된 물방울을 견딜 수 있다면 말이죠.
      • 텐트를 편 상태말고도 수납을 한 상태도 보아야 합니다. 배낭에 안 실리면 안되죠.
      • 폴 무게 조차도 줄이기 위해, 등산용 스틱을 지지대로 사용하는 모델도 있습니다.
      • 날씨가 좋을 때에는 아예 타프만 치고 매트리스와 침낭만으로 야영을 하기도 한답니다.
  • 침낭
    • 캠핑용
      • 솜이던 집에서 쓰던 헌 이불이던 뭐던 상관없을 것 같습니다. 좀 춥더라도 난방기구를 사용할 수 있으니까요.
    • 등반용
      • 침낭에 대한 유럽 산업표준이 있더군요. EN 13537 이라고 하는데요. 이 기준으로 필요한 침낭을 선택하면 될 것 같습니다.
      • 여름용 침낭, 3계절용 침낭, 겨울용 침낭으로 나누는 것 같습니다. 겨울에 야영할 것 아니면 3계절용 정도로 충분할 듯 싶네요.
      • 별도의 난방기구를 들고 다니지는 못할 거고, 잘해야 핫팩이나 버너 정도이니 추위를 막기 위해선 비싸더라도 좋은 침낭을 사는 게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즉, 몸으로 때웁니다.
  • 코펠
    • 캠핑용
      • 한 가족이 밥, 국 + 기타등등을 해야되니 냄비가 여러개 있는 코펠이 필요합니다.
    • 등반용
      • 냄비가 하나짜리 코펠이면 충분. (같이 간 사람이 안가져오면 대략 난감)
  • 버너
    • 캠핑용
      • 밥도 하고 국도 끓이고 고기도 구워먹어야 하니 가스 버너에 모닥불 피울 난로에 기타등등 2,3개 있으면 좋겠네요.
    • 등반용
      • 작고 가볍고 코펠이 올라가기만 하면됨.
      • 백패킹용 버너를 소개해주는 동영상을 보니, 가스, 알코올, 고체연료, 나뭇가지를 이용한 버너를 알려주더군요.
      • 어떤 분은 가솔린을 원료로 하는 버너도 가지고 계시더군요. 화력은 가솔린이 최고였습니다.
  • 조명
    • 캠핑용
      • 크면 어떻습니까, 텐트 줄에 애들이 걸려서 넘어지지 않을 정도로 환해야지요.
      • 전기 들어오는 야영장이면 전기 걱정 안 해도 될거구요. 발전기 들고가면 전기 걱정도 없겠죠.
    • 등반용
      • 헤드 랜턴 하나로 다 처리합니다.

 장비를 준비하는 순서

  1. 우선 배낭을 준비해야하는데,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무게를 알아야 하겠습니다. 배낭이 클수록 배낭 자체의 무게가 많이 나가기 때문에, 연약한 분은 좀 작은 배낭을, 건장한 분은 큰 배낭을 선택해야 하겠습니다.
  2. 배낭의 어느 부분에 어떤 장비를 채워넣을 것인지 결정한 후에 크기에 맞는 장비를 선택합니다. 밖에 텐트를 매달지, 매트리스를 매달지, 아니면 아무것도 안 매달지. 비용을 생각하며 장비를 고르는 재미도 쏠쏠하더군요.
  3. 백패킹용 장비는 보통 암벽 장비를 판매하는 곳에서 구하는 게 편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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