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1/19

부산, 광주에서 서울까지 (출장 3일째)

출장 일정을 짜기 시작했을 때, 아무래도 버스보다는 기차가 편하지 싶어서 부산에서 광주, 혹은 대구에서 광주로 가는 기차편을 알아보았다. 근데 놀라운건, 기차가 없다는 거. --;; 서울 촌놈이 되나서 지방 사정을 거의 몰랐지만 설마 전라 남도와 경상 남도를 잇는 노선이 없을 줄은 몰랐다. 꼴랑 있는 거라고는 고속도로 1개. 그래서 별 수 없이(부산에서 대전으로 KTX타고 올라와서, 대전에서 광주로 갈 순 없으니깐) 고속 버스를 타고 이동하기로 하고 시간을 보니 그나마 40분 간격으로 버스가 있었다.

부산에서의 출발 당일, 5시 30분에 일어나서 샤워하고(방이 뜨끈해서 잘 잤었다. 이불을 까칠까칠한 이불이어서 좀 불편했지만) 약속 시간인 6시 30분에 로비에서 일행과 함께 택시로 고속 버스 터미널로 향했다. 아직 새벽인 관계로 차는 별로 없었고, 덕분에 질주하는 택시 안에서 택시 운전수 아저씨한테 좀 살살 가달라고, 급한거 없다고 말할까하는 고민도 했었다. 그리고 인상적이었던 것은 새벽 뉴스, 인수위의 행태와 그에 맞추기 급급한 언론을 비꼬는 말이었는데, 아마 새벽에 누가 들었으면 사유서 쓸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렇게 도착한 고속버스 터미널에서 부산으로 가는 7시 20분 버스를 타고, 광주로 향했다.

도착한 광주의 첫인상은 '엇, 버스 터미널이 너무 좋지 아니한가?'였는데, 솔직히 거기서 끝이었다. 다소 황량한 거리 분위기, 활력이 있는 사람이라고는 김대중 회관에 현장 견학 나온 초등학생들뿐. 게다가 날씨도 꾸물꾸물해서 사람들이 더욱더 밖으로 안 나왔던 것 같았다.

그렇게 광주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KTX로 서울로 올라오기 위해 갔던 광주역은 또한번 나를 실망시키고야 말았다. 하루에 서울로 올라가는 KTX가 딱 10번. 1시간에 1번도 안되는 횟수에다가, 특히나 역 근처에 시간을 보낼 시설 (PC방, 오락실 등등)이 전무하다는 거. 덕분에 대합실에서 1시간 이상이나 일행과 같이 기다려야했다. 그나마 TV가 있어서 좀 덜 지루하긴 했지만.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장 쇼킹했던 건,KTX가 대전까지는 새마을호 속도랑 같다는 거. 도대체 고속철 만든다고 쓴 돈은 어디다 퍼부었는 지 알 수 없었다. 몇 조 이상 사용되지 않았나? 그런데 서울역은 건물이 기울고, 고속철은 대구까지이고... 도대체가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너무 많은 거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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