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5/07

양떼 사이 사냥개와 늑대

어느 집에 밤이면 밤마다 양떼들이 나타나 울기 시작했다. 그 집주인은 그 양떼들의 울음소리에 잠을 이룰 수가 없을 정도였다. 양들에게 그 울음소리는 아름다움 노래일런지도 모랐지만, 집주인에게는 그냥 소음일 뿐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집주인은 더이상은 못참겠는지, 기르고 있던 사냥개의 목줄을 풀어 집밖으로 내몰았다. 주인의 의도대로 사냥개는 양떼 사이로 뛰어들어갔고 양들을 물어뜯었고, 겁에 질린 양들은 도망갔다. 그 날 밤 집주인은 너무도 편안하게 잠들 수 있었다.

그래도 양들은 멍청한 건지 아니면 그 집 앞의 풀들이 연해서 먹기 좋아서 그랬는지 다시 몰려들었고, 집주인은 또다시 사냥개를 풀어보냈다.

그렇게 한 며칠 지나자, 양떼들 사이에서는 뿔이난 양떼들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어쩌다가 사냥개들이 그 뿔이 받히곤 했다. 큰 상처는 아니었지만, 사냥개가 상할까봐 주인은 또 다른 사냥개를 풀어보냈고, 그 사냥개가 다치면 또 다른 사냥개를 풀어보냈다.

그 집앞의 뜰에는 양떼들과 사냥개들의 살점과 피가 묻기 시작했고, 이윽고 그 피와 살 냄새를 맡은 늑대들이 하나둘씩 몰려오기 시작했다. 늑대들은 양들보다 사냥개의 고기가 더 맛있었는지 양떼들 사이에 숨어 있다가 사냥개가 접근해오면 사냥개를 물곤 했다.

집주인은 이제 양떼가 늑대떼인지 늑대떼가 양떼인지 헷갈리기 시작했고, 결국엔 사냥개를 더 많이 사오기로 마음먹고 동네 은행에 가서 대출을 받았다.

자 여기서 질문, 늑대떼를 부른 건 양떼인가? 사냥개인가? 집주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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