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www.sisapress.com/news/articleView.html?idxno=58911
우선, 이런 극악무도한 범죄로 인해 자식을 잃은 부모님께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희생자의 명복을 빕니다.
사건 개요는 간단하다. 유치원에 있던 애를 꼬여내어 유괴한 뒤, 살해하고 돈을 요구하다 잡힌 사건이다.
그 당시 경찰들이 알아서 잘 수사를 했겠지만 몇가지 의문점이 들어서 블로깅을 해본다.
1. 우발적인 범죄인가 계획적인 범죄인가?
부유한 동네의 단지내 유치원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희생자를 우연히(우산대에 꽂혀있는 우산에 적혀있는 이름을 보고 전화했다) 골랐다는 건 이해가 된다. 그런데 그 이후가 이상하다. 범죄자는 지하철로 이동했다고 한다. 범죄자의 말이 맞다면 잠실역에서 2호선을 타고, 사당에서 4호선으로 갈아타고 숙대입구역으로 이동했을 것이다.
이상하다, 아무리 침착하게 범행을 저질렀다고는 해도, 사람많은 지하철로 이동을 했다? 만일 중간에 애가 소리라도 지르면? 처음으로 하는 범행에 그렇게 냉정할 수 있을까?
게다가 7세 이하의 어린이는 보통 그 정도의 먼거리를 이동하게 되면 중간에 주저앉거나, 업어달라고 칭얼대기 마련이다. 부모들도 그런 상황에서는 짜증나기 마련인데 20세 초반의 여자가 그걸 버티고 숙대입구역까지 갔다?
2. 왜 하필 그 여대인가?
범죄자는 자신이 그 여대의 학생인 것 처럼 사람들을 속여왔다. 게다가 더 완벽하게 하기 위해 학교에 자주 드나들었다는데, 그럼 이상하게 볼 수 있지 않을까? 아니, 오히려 아무도 없는 곳으로 가는 것이 더 자연스러운 것이 아닌가? 숙대입구역은 상당히 사람들로 붐비는 장소이다. 24시간 내내 사람이 오가는 장소에 애를 끌고, 그것도 카페에 들어가서 애를 닥달한다? 물론 경찰이 그 카페에 탐문조사를 했으리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는 해도 대담해도 너무 대담한 행동이다. 정말 초범일까?
3. 학교에 왜 데리고 갔나?
아는 장소가 거기밖에 없다고는 하더라도, 대학교와 어린아이, 뭔가 이상하지 않는가? 기사에 보면 카페에서부터 애가 칭얼대기 시작했다고 하는데, 160cm 정도에 호리호리한 여자가 숙대입구역과 대학교 사이에 있는 카페에서부터 애를 끌고 학교까지의 언덕길을 올라가, 학교 건물내의 물탱크가 있는 곳까지 애를 데리고 가는 데 아무도 본 사람도 없고, 봐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는 건가?
4. 왜 그렇게 성급하게 돈을 인출하려고 했는가?
어차피 인출할 거 빨리하나 늦게 하나 마찬가지이기는 하다. 하지만 사람들이 붐비는 지하철과 거리를 다닐 정도로 대담한 범인이 뭐가 급해서 빨리 돈을 인출해야되나? 시간을 두고 차분히 해도 될 일이었다. 그런데 앞서의 대담함과는 달리 너무나 급하게 하다 걸리고 만다.
5. 왜 24시간이라는 것이 필요했나?
급하게 돈을 인출해야할 정도의 필요성이 있음에도 다음날 전화를 해서 시간을 버렸다. 왜?
6. 범행 동기가 단지 5천만원이다?
그 당시에는 큰 돈이기는 하지만, 인생 한번 바꾸기에는 적은 돈이다. 오히려 금액으로만 보면 급전에 가깝다,라고 생각한다. 남자친구가 떠나가는 걸 막기 위해서 보여주기 위한 액수로 보기엔 너무나 적은 액수라고 생각한다.
결론
아래의 추측은 애를 데리고 카페에 갔다는 범죄자의 말이 거짓이라는 가정하에 세운 추측이기 때문에, 만일 애를 데리고 카페에 간 것이 사실이라면 전부 틀린 얘기임을 밝힘.
내 소설은 다음과 같다. 범죄자는 혼자가 아니었다. 공범이 있었고, 둘다 처음이었을 수 있고, 공범은 자동차를 가지고 있다. 여자가 애를 데리고 오자 차에 태우고 한적한 제3의 장소로 갔을 것이다. 거기에서 부모의 연락처등을 알아냈을 것이다. 그리고 애가 칭얼대자 살해한다. 이제 문제가 복잡해졌다. 애초에는 빨리 일을 마무리하려고 했을 것이다. 5천만원 정도는 금방 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을 수 있다.
일단 차에서 시체를 치워야 된다. 차는 지정된 시간에 지정된 장소에 있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일 것이다. 그런데 아는 장소가 없다. 여자는 부천에서 학교를 다니기 때문에 1호선을 주로 타고 다녔다. 그래서 학교와 집, 그리고 이대, 서울역 정도 밖에 알지 못한다. 그나마도 전부 사람이 붐비는 곳이다. 하지만 공범은 자기가 다닐 수 있는 곳에 시체를 버리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 드러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자가 덤탱이를 쓰기로 한다. 그렇다고 멀리 갈 수도 없다. 그래서 학교에 숨기기로 한다.
시간은 밤이었을 것이다. 차를 숙명여대 뒤편 효창공원이 맞닿아 있는 곳에 세우고 시체를 옮긴다. 살해는 오후 쯤이었을 것이므로 그 동안 옮길 때 쓸 자루나 가방을 구하려 다닌다. 여전히 부모에게 연락할 정신은 없다. 우선은 시체를 치우는 것이 급선무이니깐.
밤이 되었다. 효창공원과 학교 사이길에는 인적이 드물다. 차를 주차시키고 시체를 꺼내 학교 건물로 들어간다. 길에서 학교건물까지는 그리 멀지 않다. 7살 이하의 어린이의 평균 몸무게는 20kg내외. 160cm에 호리호리한 여자가 학교 옥상까지 들고 가기엔 너무나 무겁다. 공범이 들고 가기로 한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자 도주할 지, 아니면 돈을 요구할 지 고민했을 것이다. 아이가 안 죽었다면 잡히더라도 단순 유괴이지만, 이젠 상황이 달라졌다. 오히려 돈을 요구하다 잡히면 사형당할 수 있다. 도망칠까? 아니면 이대로 묻고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살아갈까. 하지만 범죄자에게 전화를 걸도록 공범은 강요한다. 그리고 다음 날 오후에 전화를 걸어 돈을 요구한다.
이런 글을 쓴다고 해서 바뀌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걸 잘 안다. 오히려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게 못할 짓일 수도 있다는 생각도 해봤다. 하지만,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너무나 많다. 그래서 이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글을 써봤다.
다시한번 피해자와 그 가족분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