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4/03

애국자, 독립운동가, 테러리스트


한 인물, 내지는 하나의 사건에 대한 여러가지 해석에 대해서 생각해보겠습니다.


우리는 잘 알고 있는 윤봉길 의사에 대한 위키피디아 한국어의 내용입니다.

http://ko.wikipedia.org/wiki/%EC%9C%A4%EB%B4%89%EA%B8%B8

간단하게 '독립운동가'라고 설명이 붙어 있습니다.

같은 윤봉길 의사에 대한 위키피디아 일본어의 내용입니다.

http://ja.wikipedia.org/wiki/%E5%B0%B9%E5%A5%89%E5%90%89

번역하자면, 일본에 있어서는 테러리스트 혹은 민족주의자, 반대로 지배받았던 조선측에서는 독립운동가로 불린다, 라고 되어 있습니다.

윤봉길 의사 뿐 아니라, 김구 선생님 등의 독립운동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본 측에서는 '테러리스트', 우리나라에서는 '독립운동가'를 쓰고 있죠. (몇몇의 경우 위키피디아에서는 토론의 여지가 있다고 표현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프라하의 묘지를 읽다보니 비슷한 성격의 인물과 사건에 대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이탈리아의 혁명가 오르시니가 그 사람입니다.

http://en.wikipedia.org/wiki/Felice_Orsini

다음에 있는 브리태니커에서 검색한 결과,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이탈리아 사람으로 이탈리아 혁명 (왕정과 공화정에 관한 것 같습니다.) 을 위해 프랑스의 나폴레옹 3세를 암살 (??) 하기로 하고 폭탄을 던진 사람입니다. 일면 윤봉길 의사와 비슷합니다. 다만 대상이 애매하기는 한데, 이는 유럽혁명사에 대한 제 공부가 부족해서 일겁니다.

그래서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 그 사람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가 궁금해서, 마찬가지로 위키피디아를 뒤져봤습니다.

(프랑스어) http://fr.wikipedia.org/wiki/Felice_Orsini

(이탈리아어) http://it.wikipedia.org/wiki/Felice_Orsini

프랑스어는 'patriote'로, 이탈리아어는 'patriota'로 모두 애국자를 의미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밑에 '애국자'에 대해서 알아보겠지만, 상당히 애매모호하고 가치중립적인 단어를 쓰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럼 각각의 단어에 대한 의미 분석을 해보겠습니다.

'독립운동가'라는 것은 어떠한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을 이루고자 임의의 행동을 취하는 사람,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독립을 원하지만 아무 행동도 하지 않는 사람은 그냥 일반인 정도로 말할 수 있겠죠.

 '테러리스트'는 정치적인 목적을 위해 폭력적인 수단을 쓰는 사람을 말할 것입니다. 정치적인 목적을 위해 비폭력적인 수단을 쓰는 사람을 특히 지정하는 단어는 생각이 잘 안나네요. 아마도 인간은 정치적인 동물이며, 대부분의 경우 토론 정도로 자신의 정치적인 입지를 표현하기 때문에 너무 일반적이어서 따로 지칭할 필요를 못 느껴서 일 것 같습니다.

 '애국자'는 사전적인 의미로는 나라를 사랑하는 사람, 정도일 것입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자국을 사랑한다는 것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다들 애국심은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참 애매모호할 뿐아니라, 사전적 의미로는 애국자가 아닌 사람이 없다고해도 무방할 것 입니다. 그래서 항목을 좀 줄여나가면, '방어', '무력에 의한 방어' 정도로 이해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독립운동가'는 '애국자'가 될 수 있겠지만, '애국자'라고 해서 '독립운동가'라고는 하기 힘들 것 같습니다. 왜냐면 독립을 하려면 독립이 아닌 상태가 되어야 하는데, 독립한 상태에서도 애국은 가능하기 때문이죠. 따라서 '독립운동가'가 '애국자'에 포함될 것입니다.
 그리고 '애국자'라고 해서 꼭 폭력적 수단을 가지고 '애국'을 실현하는 것만은 아닐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독립운동가'라고 해서 꼭 폭력적 수단만을 쓰는 것은 아니죠. '독립운동가' 안에는 '테러리스트'가 아닌 사람도 포함된다고 봐야할 것입니다. 하지만, '테러리스트'가 모두 '독립운동가'는 아니죠. 또한 '테러리스트'라고 해서, 꼭 '애국자'라고만 볼 수는 없죠. (행위의 결과를 놓고 애국을 평가하는 게 아닌, 본인이 '애국'을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경우를 '애국자'라고 놓고 봤을 때로 한정합니다.)

  표로 표현하자면,
정도되겠네요.

 제 견해로는 일본의 위키피디아에서 우리나라 독립운동가를 테러리스트라고 하는 것은, 테러리스트 중에서는 독립운동을 전제로 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에 올바른 분류는 아닌 것 같군요.